미래를 준비하는 교회

溫故而知新. 옛것을 익혀서 새것을 안다는 말로 옛것을 통하여 새로운 지식과 도리를 발견하게 된다는 뜻이다. 우리의 지나온 60년을 가슴 속에 따뜻이 품거나 잊혀진 60년을 찾아서 연구하는 것은 귀중한 일이다.
지난 60년의 역사를 돌이켜 볼 때 두드러지는 우리 교회 공동체의 특징은 근면성이었다. 남에게 손 안 벌리고 신세 안지려는 자립의 태도는 죽음의 사선을 맨손으로 넘은 교회로서는 당연히 가야할 길이었다. 더욱이 우리 교회는 교회당이나 재산을 두고 다툼이 한 번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직분에 대한 욕심으로 행정에 혼란을 빚은 적 또한 없었던 것도 감사한 일이다. 또한 우리교회의 특징은 시간을 아끼는 교회였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부분들은 초창기 당회록 등에서도 분명히 확인되었다. 격식보다 내용을 중시하던 모임형태나 결정사항들이 그것이었다. ‘세월을 아끼라 때가 악하니라’는 말씀에 대해서는 이론적 가르침보다는 실천적으로 체득하고 있었던 셈이다.

우리교회의 역사에서 하나님이 인도하신 두드러진 부분은 오른손이하는 일을 남이 모르게 하는 수줍음의 미덕이었다. 자랑하기를 꺼리고 남 앞에 나서기를 주저하지만 지갑을 열어야 할 때엔 과감하게 여는 분들의 헌신이 교회를 지켜온 것은 좋은 전통이었다. 소유를 제 것이라고 여기지 않는 청지기 정신이 바탕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다행히 대청동에서 구서동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하나님의 예비하심과 신실한 무리들의 순종은 부산에서나 한국에서도 그 예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교육관부터 준비하게 했다. 그 후에 본당이 완공되고 교육관의 증축을 이루었다. 또한 선교에도 괄목할 만한 진보를 이루었다는 평가다.
이제 우리교회는 비전센터를 준비하는 단계에 들었다. 우리에게 던져진 문제는 향후 이 시설들을 어떻게 적절히 사용할 것과 새로운 건축사역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 그에 맞는 프로그램을 새로운 60년을 내다보며 설계하는 일이다. 비전센터의 중· 장기 사용계획은 우리교회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사역이다.

그리고 미래를 준비하는 교회가 되려면 위의 하드웨어에 더하여 다음 세대를 어떻게 양육하고 길러갈지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과 함께 이 부분에 대해서 전 교회적으로 동의하고 힘을 쓰는 모습을 갖추어야 한다. 다음세대를 세우고 유산을 물려 주는 일에 총력을 다하는 자세와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지난 20여년간 우리교회는 유행처럼 퍼지는 선교 붐에 편승한 선교가 아니라 온 교회가 함께 필요성을 피부로 느끼는 데까지 먼저 성숙하려고 노력해왔다. 하나님께서는 37년 전 공산권 성경보내기, 30년 전부터 자기 주도적인 선교 필드 스터디 등을 통해 우리를 준비하셨다. 이를 밑바탕으로 외국 현지에 신학교를 운영하고, 외국인 한글학교를 운영하면서 외국인 유학생들을 위한 헌신에도 앞장서고 있다. 단독으로 2명의 선교사를 파송해서 시간마다 기도하고 그들을 지원하고 있다. 이것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그냥 순종했더니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일 뿐이다마지막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교회’가 되려면 교회의 영적 부분에서의 건강과 성장이 또한 필수적이다. 드러나는 계시의 분량이 점차 많아지면서 교인들의 계시에 대한 이해와 욕구 또한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나고 있다.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까지 자라는 교회가 되려면 필수적으로 따르는 문제가 바로 강단에서 바른 ‘계시’의 해석과 선포이며 교인들을 자립 신앙인으로 양성하기 위한 교육이다. 우리 교회가 속한 총회나 교회의 설립 배경, 역대 교역자들과 현재의 교역자들이 올바른 정통신앙에 굳게 서 있었기에 가능했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이 지상에 교회를 세워준 중요한 뜻 중 하나가 성도의 교제를 위함이다. 주일날 교회에 모여서 끼리끼리 재미있게 지낸다는 것에 더하여 같은 신앙을 고백하는 무리가 모여 같은 찬송을 부르고 성경을 같이 보는 말씀의 교제가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대청교회 60년의 성도의 교제가 어느 교회보다 독특하고 진솔했던 것을 기억하며 ‘성도의 교제’가 이제 순을 통해서 더 깊어지고 확산되는 가운데 우리 교회의 미래를 열어가야 할 것이다. 같은 신앙고백을 중심한 성도의 교통은 주님 오실 때까지 우리 교회의 기초가 될 것이다.

그동안 지켜온 좋은 점들을 계속 발전시키고 교육을 통해 인재를 키우고 강단에서 바른 계시가 드러나고 교인들을 말씀으로 가르치고 양육하는 일에 우리의 교회가 제대로 사용되고 지역사회의 부름에 제대로 응답할 때 대청교회는 분명 미래를 차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님 재림하실 때에 충직한 교회로 드러날 것이 분명하다.